
안녕하세요! 오늘은 개봉 7일 만에 누적 관객 수 300만 돌파로 배우들의 연기 실력으로 더욱 주목받는 영화 '파묘'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아래의 글은 해석을 위주로 하며 약간의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영화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 등 퇴마, 오컬트 장르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영화로 <파묘> 또한 한국인의 정서와 공감을 잡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입니다.
시신을 땅에 묻어 좋은 땅에 묘를 만들고 제사로 예를 다하는 것은 한국의 오랜 풍습으로 묫자리에서 비롯한 길흉화복은 믿음과 미신 사이를 넘나드는 오랜 논쟁거리이기도 하죠.
한국인의 근원적 호기심을 자극하며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입니다.

줄거리
미국 LA에서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대대로 귀신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을 만나게 됩니다. 원인이 조상의 묫자리임을 알아챈 '화림'은 묘의 이장을 권하면서 최고의 풍수사인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과 함께 일을 진행하게 됩니다.
풍수지리를 따지며 조상의 묘를 모시는 것과 달리 절대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이름 없는 기이한 묘.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다들 잘 알거야"
풍수사인 '상덕'은 불길한 땅에 자리한 묘의 이장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파묘'를 진행하는데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왔다.

호불호를 감수한 전개 이야기
"조상이 후손들을 해한 이유"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
"쇠말뚝처럼 세로로 박힌 관을 굳이 빼낸 이유"
영화는 '첩장'이라는 반전이 등장하면서 이야기 전개가 확 바뀌었는데요.
영화를 보는 내내 "왜?"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이야기 전개에 끼워 넣은 장면이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게를 잡아주는 최민식 배우의 연기와 김고은 배우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관객의 집중을 이어나가지 않았다면 이탈을 감수했야 했을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이는 영화에 잘 볼 수 없는 전개 형식으로 호불호를 감수한 새로운 시도였다고 해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지만 감독이 생각한 "파묘"의 의미를 되새겨 보며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파묘'의 뜻
파묘란 옮기거나 고쳐 묻기 위하여 무덤을 파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감독이 영화를 만들기 전 한국장례협회에 찾아가 한국의 장례 풍습과 실습을 하면서 느낀 파묘란 과거를 들춰서 잘못된 걸 꺼내 없앤다는 정서였다고 합니다.
과거의 잘못된 것을 꺼내어 없애면서 후손의 번창과 안녕을 바란다. 라 무덤을 파내는 것 자체에서 거부감과 두려움이 들지만, 바로 고친다의 의미에서 파묘란 다르게 느껴지지 않나요?

박 씨 가문
LA에서 대대손손 막대한 부를 누리면서 살고 있는 박씨 가문의 조상은 일제강점기 친일파였는데요
미국에 건너가 살 정도면 악질인 친일파라고 유추가 됩니다.
조상이 묫자리를 이유로 자신의 후손들에게 해를 가하는 장면이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요
마냥 조상들은 후손들을 지켜주는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어 그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일본 승려가 추천한 악지인 묘지에 자신이 오랫동안 묻힌 점을 고려한다면 그만한 원한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
영화에서 말하는 여우란 일본 사무라이를 일컫는 말이었는데요.
극 중에서도 설명하지만 호랑이 형상을 하는 한반도와 그 척추에 해당하는 백두대간의 한가운데 위치한 사무라이의 묘
앞서 언급한 극 중 파묘의 뜻을 생각한다면 지금까지도 범의 허리 한가운데 위치한 여우를 없애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고 싶어 한다는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겠네요.

쇠말뚝의 정체와 일본 도깨비
앞서 언급한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와 연결이 되는데요
우리나라 도시 괴담 중 '쇠말뚝 괴담'이 있죠.
과거 일본인들이 박아둔 쇠말뚝을 제거하기 위해 승려들이 움직이곤 했는데, 외세가 한국 땅에 쇠로 된 말뚝을 박아 넣어 맥을 끊으려 한다는 괴담이 연결되는 듯하죠.
우리나라에서 특히나 땅의 기(氣)를 논하는 풍수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려는 노력들이 이해가 가죠.
영화에서 상덕과 영근은 쇠말뚝을 찾으러 갑니다. 하지만 일본 도깨비 그 자체였던 쇠말뚝.
음양오행, 목화토금수 등 한국의 정서로 한국 척추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던 일제강점기의 원흉을 제거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감상평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지만, 감독이 극의 전개를 끊었다는 우스갯스러운 평도 있었습니다.
하나의 영화에 하나의 이야기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일제강점기와 친일파라는 보다 넓은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장'과 '내레이션'을 사용한 점에서 새롭게 느껴진 영화란 생각이 드네요.
처음에는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영화에 대해 곰곰이 해석해 보면서 곧 있을 3월 1일 시기에 맞게 등장한 영화인 것 같네요. 그래서일까 영화를 이해하고 난 후에는 후련한 감정마저 드는 느낌이 듭니다.
친일파 후손의 이야기, 열지 말아야 할 관을 열었을 때와 무덤에 있는 동물을 죽인 후 드는 공포, 진정한 한국인들이라면 정서적으로 공감할 요소들이 많아 부모님께도 추천드린 영화였습니다.
자, 앞으로 영화를 보실 분들을 위해 '파묘' 영화는
공포 X, 잔인함 X, 스릴러 X인 이야기 속에서 한국 정서를 건드려 두려움을 유발할 수도 있는 거부감 전혀 없는 영화입니다.
갑작스러운 전개와 반전으로 자칫 의아함을 느낄 수 있지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으로 확실하게 커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극 중 등장하는 조, 주연의 배우들 모두 탄탄한 연기력을 가지고 있어 그 점을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뻔할 것 같은 전개를 묘와 조상과 같은 신선한 소재를 활용해 인상 깊게 본 영화였습니다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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